2006년 04월 23일
세계의 가족
TV 프로그램한테는 어울리지않는 말인 것 같지만, 사랑스러운 프로그램이 있다. 채널을 돌리다 우연히 보게 되었던 프로그램인데 은근히 재미있고 즐거운 프로그램이다. 대교 어린이 TV에서 하는 <세계의 가족>이란 프로그램으로 어린이 프로그램이라고해서 전혀 유치하거나 너무 교육적이라 지루하다거나 하지 않다.
윗 글은 대교방송 홈페이지에 나와있는 프로그램 소개인데, 저 간단한 프로그램 소개글만 보면 아이들 수업시간에나 틀어줄 재미없지만 나름대로 교육적이라 여겨지는 비디오 정도로만 여겨질듯 싶다. 하지만, <세계의 가족>이란 지루한 이름의 이 어린이 프로는 이름과 달리 매우 독특하다. 세계 어린이의 일상을 어린이의 시각으로 어린이의 나레이션으로 소개하기 때문이다.
한 어린이가 아침 몇시에 일어나서 세수하고 아침식사로 뭘 먹고 몇시에 걸어서 혹은 다른 교통수단을 통해서 학교에 가고 학교에선 무슨 수업을 듣고 무슨 놀이를 하며 집에 몇시에 돌아와 숙제를 하고 친구들과 놀고 식구들과 저녁으로 무엇을 먹고 몇시에 자는지를 보여준다. 당연하고 일상적이고 이런 걸 봐서 뭐가 재미있냐고 하겠지만, 다른 세계에선 일어나는 일상은 재미있고 신기하다. 평범한 어린이의 일상이지만 그 당연함 속에서 다른 세계 어린이와 그 나라의 문화를 볼 수 있게 된다. 여행 프로그램이 단순히 볼거리를 제공하는데 반해 이 프로그램은 실제로 그 삶을 사는 어린이와 그 어린이의 목소리를 통해 그들이 실제로 보는 문화를 간접체험하게 해준다.

어린이의 일상이 학교생활이나 친구들과 노는거 외에 뭐가 있겠냐는 생각 또한 편견임을 이 프로그램은 보여준다. 이 프로그램에서 어린이는 주인공이자 나레이터이자 사회의 구성원이다. 어린이라고 해서 아무것도 모르는 철부지가 아니라 한 사회에서 적응하고 사회화되어가고 나름의 시선으로 사회를 바라보고 있는 것이다. 최근에 본 프랑스 어린이 편에서는 포도농장을 하는 아버지가 노동자들이 세금공제를 더 많이 받게 하기 위해 법개정을 요구하고 있다는 내용을 소개했고, 프랑스의 다른 도시에 사는 어린이는 시내에 나갔다가 철도 노동자들의 파업을 만나기도 했다. 또한 가나의 한 여자 어린이는 남편을 위해 만들기 까다로운 음식을 매일 만드는 언니를 소개하면서 그 나라의 결혼과 여성의 지위를 소개하게 된다. 아이들이 그 나라의 풍습과 부모나 가족의 사회적 지위와 배경으로부터 얼마나 많은 영향을 받는지 다시한번 실감하게 된다. 또 다른 한편으론 아이들의 시선속에서 아침에 일어나서 학교에 가고 친구들과 노는 일상에서 드러나는 다양함을 엿볼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 프로그램은 특별한 주제가 중심이 되는 것이 아니라 그 어린이의 일상 자체를 그대로 보여주기 때문에 일상속에 부딪히는 무거운 주제(이를테면 이혼한 부모 집을 일주일씩 왔다갔다하며 산다던가, 경제적 이유로 부모님 일을 도와드려야 한다거나, 아버지의 법개정 노력을 바라보는 등)도 어린이의 눈으로 받아들여지는 만큼만 보여준다. 이 외에도 특별한 명절의 풍습, 식사예절, 놀이 등 여러가지 아기자기한 내용들과 아이들의 모습들은 보기에 참 흥미롭다.
<세계의 가족>은 각각 15분씩 2명의 어린이를 소개하는데, 보통 한 나라에서 도시에 사는 어린이와 시골에 사는 어린이를 보여주어서 같은 나라에 살지만 다른 환경에 사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각 에피소드의 제목은 그 어린이의 이름이라는 것 또한 참 귀엽다.
대교방송에서 방영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우리나라 어린이도 소개되었는데, 하회마을에 사는 희진이와 서울의 기태가 그 주인공이다. 세계의 가족 사이트에서 소개한 희진의 이야기에선 전통적인 종이 만들기를 보여주는 것 같고, 기태의 이야기에서는 엄마 치맛바람에 많은 과외활동을 하는 모습이 소개되는가 보다.
한국어린이 가족 소개글 원문보기
Hee jin lives in 600 year-old HaHoe village and is learning the village's ancient mask dance that's performed for visitors all summer long. Her mother and grandmother run restaurants in the village and her father and grandfather farm land on the edge of the village. Heejin and her father visit the local market and stop at a paper factory to buy gift wrapping for her grandmother's birthday. There we see how paper is hand-made. We also follow 9-year-old Ki tae in Seoul, the capital of Korea, through a busy day in school and at his many after-school activities. Ki tae's mother practices golf before she shops in the neighborhood open market and supermarket. We watch Ki tae's aunt and his mother make a special dinner, and follow his father to the factory that he manages.
아직 많은 에피소드를 보지는 못했지만, 심각한 다큐멘터리가 아니어도 배울 수 있고 감각적인 일탈이 아니어도 즐거운<세계의 가족>은 나의 보고싶은 프로그램 리스트 상위권에 있다. 무엇보다도 아이가 잠자리에 드는 모습을 보여주며 "안녕, 잘자요"라는 귀여운 성우 목소리의 마무리가 사랑스럽다.
세계의 가족을 볼 수 있는 곳
Families Of the World는 Arden Media Production의 Eleanor "Georgi Marquisee”와 “Mark Marquisee”에 의해 기획, 제작되었으며, 미국의 어린이 전문 체널인 PBS Channel에서 방송되며 대단한 호평을 불러 일으켰다. Arden Media의 이 프로그램은 1995년부터 제작에 착수, 현재까지 16개국의 어린이들의 생활 및 문화를 소개하면서 각종 상을 휩쓸면서 비디오로도 출시되어 높은 판매 성과를 기록하기도 했다. 도시에서 현대 문명 속에 있는 주인공의 일상생활을 소개함과 아울러 그 나라의 전형적인 문화 속에 살고 있는 어린이와 가족, 그리고 문화를 적절히 담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세계 어린이들이 ‘실로 동시대의 공기를 같이 호흡하면서 독특한 고유의 문화 역시 서로 공유할 수 있다는’ 기획의도에서 제작되었다. 어린이와 가족이 각국의 학교생활, 친구와 가족, 빌딩, 농장, 사무실, 식사 예절, 잠자리 등 고유의 문화가 서로 다르지만 서로 이해를 통해 ‘세계가 하나’라는 공감을 제시하는 프로그램이다.
윗 글은 대교방송 홈페이지에 나와있는 프로그램 소개인데, 저 간단한 프로그램 소개글만 보면 아이들 수업시간에나 틀어줄 재미없지만 나름대로 교육적이라 여겨지는 비디오 정도로만 여겨질듯 싶다. 하지만, <세계의 가족>이란 지루한 이름의 이 어린이 프로는 이름과 달리 매우 독특하다. 세계 어린이의 일상을 어린이의 시각으로 어린이의 나레이션으로 소개하기 때문이다.
한 어린이가 아침 몇시에 일어나서 세수하고 아침식사로 뭘 먹고 몇시에 걸어서 혹은 다른 교통수단을 통해서 학교에 가고 학교에선 무슨 수업을 듣고 무슨 놀이를 하며 집에 몇시에 돌아와 숙제를 하고 친구들과 놀고 식구들과 저녁으로 무엇을 먹고 몇시에 자는지를 보여준다. 당연하고 일상적이고 이런 걸 봐서 뭐가 재미있냐고 하겠지만, 다른 세계에선 일어나는 일상은 재미있고 신기하다. 평범한 어린이의 일상이지만 그 당연함 속에서 다른 세계 어린이와 그 나라의 문화를 볼 수 있게 된다. 여행 프로그램이 단순히 볼거리를 제공하는데 반해 이 프로그램은 실제로 그 삶을 사는 어린이와 그 어린이의 목소리를 통해 그들이 실제로 보는 문화를 간접체험하게 해준다.

어린이의 일상이 학교생활이나 친구들과 노는거 외에 뭐가 있겠냐는 생각 또한 편견임을 이 프로그램은 보여준다. 이 프로그램에서 어린이는 주인공이자 나레이터이자 사회의 구성원이다. 어린이라고 해서 아무것도 모르는 철부지가 아니라 한 사회에서 적응하고 사회화되어가고 나름의 시선으로 사회를 바라보고 있는 것이다. 최근에 본 프랑스 어린이 편에서는 포도농장을 하는 아버지가 노동자들이 세금공제를 더 많이 받게 하기 위해 법개정을 요구하고 있다는 내용을 소개했고, 프랑스의 다른 도시에 사는 어린이는 시내에 나갔다가 철도 노동자들의 파업을 만나기도 했다. 또한 가나의 한 여자 어린이는 남편을 위해 만들기 까다로운 음식을 매일 만드는 언니를 소개하면서 그 나라의 결혼과 여성의 지위를 소개하게 된다. 아이들이 그 나라의 풍습과 부모나 가족의 사회적 지위와 배경으로부터 얼마나 많은 영향을 받는지 다시한번 실감하게 된다. 또 다른 한편으론 아이들의 시선속에서 아침에 일어나서 학교에 가고 친구들과 노는 일상에서 드러나는 다양함을 엿볼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 프로그램은 특별한 주제가 중심이 되는 것이 아니라 그 어린이의 일상 자체를 그대로 보여주기 때문에 일상속에 부딪히는 무거운 주제(이를테면 이혼한 부모 집을 일주일씩 왔다갔다하며 산다던가, 경제적 이유로 부모님 일을 도와드려야 한다거나, 아버지의 법개정 노력을 바라보는 등)도 어린이의 눈으로 받아들여지는 만큼만 보여준다. 이 외에도 특별한 명절의 풍습, 식사예절, 놀이 등 여러가지 아기자기한 내용들과 아이들의 모습들은 보기에 참 흥미롭다.
<세계의 가족>은 각각 15분씩 2명의 어린이를 소개하는데, 보통 한 나라에서 도시에 사는 어린이와 시골에 사는 어린이를 보여주어서 같은 나라에 살지만 다른 환경에 사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각 에피소드의 제목은 그 어린이의 이름이라는 것 또한 참 귀엽다.
대교방송에서 방영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우리나라 어린이도 소개되었는데, 하회마을에 사는 희진이와 서울의 기태가 그 주인공이다. 세계의 가족 사이트에서 소개한 희진의 이야기에선 전통적인 종이 만들기를 보여주는 것 같고, 기태의 이야기에서는 엄마 치맛바람에 많은 과외활동을 하는 모습이 소개되는가 보다.
한국어린이 가족 소개글 원문보기
Hee jin lives in 600 year-old HaHoe village and is learning the village's ancient mask dance that's performed for visitors all summer long. Her mother and grandmother run restaurants in the village and her father and grandfather farm land on the edge of the village. Heejin and her father visit the local market and stop at a paper factory to buy gift wrapping for her grandmother's birthday. There we see how paper is hand-made. We also follow 9-year-old Ki tae in Seoul, the capital of Korea, through a busy day in school and at his many after-school activities. Ki tae's mother practices golf before she shops in the neighborhood open market and supermarket. We watch Ki tae's aunt and his mother make a special dinner, and follow his father to the factory that he manages.아직 많은 에피소드를 보지는 못했지만, 심각한 다큐멘터리가 아니어도 배울 수 있고 감각적인 일탈이 아니어도 즐거운<세계의 가족>은 나의 보고싶은 프로그램 리스트 상위권에 있다. 무엇보다도 아이가 잠자리에 드는 모습을 보여주며 "안녕, 잘자요"라는 귀여운 성우 목소리의 마무리가 사랑스럽다.
세계의 가족을 볼 수 있는 곳
# by | 2006/04/23 22:31 | 말로 하지 않은 것들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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